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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15년 돌봄의 끝은 살인 그러나 집행유예

by 승난곰 2020. 1. 18.

70대 노모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딸을 15년동안 돌보다 딸을 살해하고 자신도 죽으려한 사건이 있다.

한국은 복지가 있는 듯하며 없는 나라다.

표심잡기의 일환으로 65세 이상 노인에게 기초연금법이 시행되어서 생활비가 보조되고 있는데

벼랑끝에 떠밀리는 사람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부양자가 있는 장애인, 희귀병 환자에 대해서는 잔인하다 할 만큼 냉정한데

먹고 살기만 하면 되는 노인과

24시간 수발을 들어야 하는 장애인 가족이 있는 삶은 천지차이다.

이번 집행유예 판결은 더 이상 살아갈 희망도 이유도 없는 노인에게 위안도 되지 않지 싶다.

그렇다고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소한의 지원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요는 지원할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니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은

지원해주는 카테고리 안에 들지 못한 것이다. 이들이 잘 살아서가 아니라.

이런 알바도 기력과 시간이 있어야 하고 다니지.

아무리 가족이라도 환자를 하루에 열시간 이상 보고 사는 일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출장 개호라도 규칙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그 시간만큼은 숨통이 트이고 기분전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장애인과 중병환자에 대한 지원이 매우 잘 되어 있다. 생활비 지원되고 간병인도 지원된다.

비록 풍요로운 삶은 아니지만 사람으로서 의식주를 어느정도 해결하고

하루 몇시간은 TV보면서 어깨의 짐을 내려놓고 살 수 있을 정도는 지원이 된다.

호흡기를 24시간 달고 사는 중증 장애인의 경우는 24시간 보조가 붙어 아예 부모의 부양을 받지 않고

따로 독립해서 살 수 있다.

어마어마한 예산이 들어가는데 1명을 1년동안 풀케어 하는데에 2억정도가 든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요양 지원이 얼마나 되는지 알 길이 없다. 매스컴에서 잘 보도해주지도 않아서..

언론이 띄워주는 것은 음지에서 고통받는 사람이 아니라

새롭고 신박한 이슈와 돈되는 부동산, 이쁘고 잘생긴 연예인들이다.

특히 장애인에 대해서는

가족중에 장애인이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스위치 제끼듯이 태도가 다르다.

한명이라도 장애인 가족이 있으면 우리 사회 전체의 일원으로서 지원해야 한다고 하고

장애 가족이 없는 사람들은 "우리 집과 상관없는 일" 이라며 장애인에 대한 지원을 아까워한다.

양측의 주장은 다들 저마다의 이익을 위한다.

근린에 장애인 시설이 들어온다고 하면 집값 떨어진다고 극구 반대하는 사람들...

주거밀집지역에서 장애인을 많이 볼 수 없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동네에 사는 장애인 대부분은 혼자 살지 않고 가족의 부양을 받으며산다.

예전보다는 확실히 외출이 많아졌고 길에서 자주 보기는 한다.

전동 휠체어도 어느정도 보급되었고, 활동보조도 조금씩 생겼다.

하지만 옆나라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다.

일본은 엘리베이터가 거의 모든 역에 있고 탑승하면 어지간하면 자리가 있다.

휠체어가 비집고 들어가야 할 정도로 막히는 시간은 거의 없다.

우리나라는 지하철이 너무 미어 터지려고 해서

휠체어 하나 들어갈 자리 만드는 것도 큰 일이다.

사람들이 외출하지 않는 시간대를 골라서 다녀야 한다.

우리나라의 장애인 희귀병환자 차별의 이유에는 출산억제의 의도도 숨어 있다.

낳기 전에 양수검사를 하고 유전적 질환이 있는지 알아봐라고.

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일반적인 가정에서 태아에게 장애가 있음을 알고도

출산을 하려는 부부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다.

일본의 인구 통계는 10% 정도는 장애를 갖고 있다고 하는데

한국은 5.4% 정도란다.

인종이나 문화적 차이로 이만큼의 차이가 발생할 리는 없고

4.4%의 차이는 장애인의 범위에 넣고 안 넣고의 차이가 아닐까 한다.

아직 차별금지법은 동성애반대의 이유로 계류중이지만 정작 의도는 다른 것에 있지 않나 싶다.

장애인 재정 지원을 반대하는 목적으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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