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 재림? 2020년 소비자 물가 인상률
작년 8월 일시적으로 디플레이션이 왔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올해도 또다시 올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된다.
블로그에서 마크로 경제얘기를 여러번 했는데 이번에는 미크로 시점에서 분석해본다.
동네 소비자 물가로 보는 2020년 경제
요즘 우유값이 예사롭지 않다.
블로거가 우유값을 주시하는 이유는 빵이나 치즈같은 유제품에 원재료로서 들어가기도 하고
상당히 가격 수요 민감도가 크고 유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며칠만 재고가 쌓여도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까.
상식적으로 메이저 브랜드는 주로 우유 1.8리터짜리 큰 통으로 팔거나
0.9리터 두개로 권장소비자가 6천원, 평상시 5천원전후,
할인해서 4천원이나 3990원에 파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생우유는 0.9리터당 2천원이라는 공식이 대체로 성립하는데
행사상품이라지만 파스퇴르 우유가 3천원에 나왔다. 이정도 세일은 어지간해서 나오지 않는다.
저온살균우유는 일반 우유랑 향이 다르고 뒷맛이 상쾌해서 같은 값이면 더 사먹게 된다.
요즘 사먹는 파르카디아 멸균우유는 많고 싸서 좋긴 한데 우유 특유의 향이 없어..
오랜만에 싸게 나온 파스퇴르 우유를 사먹으니 기분이 좋았다.
한때 고급우유 이미지였던 파스퇴르우유가 이렇게 싸진게 롯데가 인수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일본도 생우유는 1리터당 2000원대에 팔고 있는데 비싸면 2300원이나 2400원정도
싸게 풀리면 1500원정도까지도 떨어진다.
디플레이션 본격화
물가를 관찰하면서 느끼는 것 중에 예전과는 다른 것은
매년 심심하면 원가가 인상되었다는 명목으로 가격이 오르던 제품들이
매우 강력한 가격 저항선을 만나 더이상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사람들 주머니에서 소비지출로 나오는 돈이 줄었다는 뜻.
예전에는 값을 올려도 어쩔 수 없이 샀지만 지금은 자영업자 경기도 얼어붙어 돈이 돌지를 않아.
7천원하는 순대국도 사먹기 겁이 난다.
도봉구에서 싼곳으로 가면 +3000원이면 고기 무한리필집이 있다.
두끼 먹을거 한식 부페가서 한끼만 먹고 버티는 사람도 꽤 될 듯.
마트에서 채소 몇가지만 사도 사먹는 값보다 훨씬 비싸거든..
최저임금은 올랐는데 물건값은 오르지 못하고 있다.
먹을 것은 매일 먹어야 하니까 어떻게든 소비를 한다 쳐도
물건은 부서져서 새로 사는거 아니면 참을 수 있거든.
그만큼 회사들에게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다.
원가절감도 한계가 있을 것이고
그동안 동남아 수준의 저임금에 비싼 가격으로 꿀빨던 업체들은 망해갈 것이다.
이런 추세는 부동산, 특히 경기에 민감한 상가매매나 임대에서도 체감되는데
조물주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자영업자는 망해도 건물주는 안 망한다던 것은 옛말이 되었다.
원가를 맞추지 못하는 건물주
위례신도시의 텅빈 상가건물들이 상징하는 것처럼
요즘 오프라인 매장은 예전보다 몇배는 어려워졌다.
쌍문역 주변은 공실이 거의 없었지만, 건물이 통으로 비는 곳이 생기더라.
이 파란 상가는 전체가 공실로 되었다. 사진은 구글맵 캡처
원금을 은행에 맡기고 이자받는 것보다 못한 수익률을 보이는 곳도 많다.
그도 그럴 것이 10평 남짓의 소규모 매장을 10억 20억에 사면 대체 무슨 장사를 해서 벌어야 은행이자라도 맞출 수 있냐는 것이다.
헬리오시티도 공실이 많다하여 보려고 했는데 스트리트뷰는 아직 공사현장에서 갱신되지 않았다.
대출을 많이 끼고 있는 상가 수분양자는 임대를 못 맞추고 있으면서
은행이자만 내는 경우도 있다.
대출없이 내것으로 갖고 있는 건물주는 일단 손해볼 일은 없겠지만
자영업 경기가 안좋다보니 월세 제대로 받기 힘든 곳이 많다.
혜화동 4번출구 대학로 근처의 매장. 2,3층이 퇴점하여 임대가 붙어있다.
서울중심부도 1층 상가들이 맥을 못 추고 공실상태인 곳이 예전보다 늘었다.
주택 임대업자도 월세가 계속 내려가서 고민이라고 한다.
집수리하면 몇년치 월세가 깨진다고 하고
세입자가 돈 문제있으면 돈없다고 배째라고 하고,
몇년 안 살고 나가고..
얼마전 블로거가 목공사 도배 장판 전기까지 마무리해준 집. 서울 끝자락이지만 투룸인데 20만원 받아왔다고 한다.
시공주가 너무 짜서 다시는 안 하기로 했다.
목 좋은 곳의 부동산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는데, 그에 비해노동자들이 받는 대가는 수십년을 모아도 세발의 피다.
특이한 점은 자본과 시설, 오랜 시간을 투자한 사업주들이 알바시급보다 못한 곳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규모 자영업자는 직원없이 운영하게 된다.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반면 인터넷 상거래는 해를 거듭할 수록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 상거래의 경쟁력
국내산 돼지고기 뒷다리가 1KG에 7480원이었다.
생생포크 뒷다리살 불고기용 (냉장)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
동네 정육점에서 키로당 6000원에 팔아서 써보긴 했는데 냉동육이었다.
아무래도 뒷다리살 잘 안 찾으니까 냉동으로 들여오나보다.
그냥 먹을만은 했는데 다시 찾게 되지는 않더라. 푸석푸석해..
이렇게 치즈 1킬로랑 합쳐도 17000원밖에 안하는데 배송료까지 포함되어 있다.
신선식품도 저녁에 주문하고 다음날 아침이면 현관문 앞에 와 있는데 이걸 이용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
사온 고기로 마파두부 해먹었는데 뻑뻑하지 않고 부드럽다. 역시 냉장육...
7500원짜리 고기 한 팩으로 이렇게 일곱번은 해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싸다.
동네수퍼를 마트가 삼키고 마트를 쿠팡이 삼키는 날이 오게 될지도 모르겠다.
2020년 물가 예상 정리
주거용 월세 5~10% 하락
상업용 월세 예상불가, 올해도 공실 존버가 대세일 듯 실거래는 2021년부터 활발해질 것 기대.
소비자 물가 대부분 품목이 보합 or 일부 5%수준 하락
인터넷 물가는 보합 또는 소폭 인상으로 예상한다.
요즘 쿠팡이 배가 불렀는지 가격을 슬슬 올리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