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모텔 방화 사건은 인재 가능성 大
22일 큰 사건이 일어났는데 네이버 실검은 아주 조용하더라.
30대 일용직 노동자가 자살을 목적으로 모텔 3층에 라이터로 불을 질렀는데
4,5층으로 연기와 불길이 솟으면서 2명이 사망 31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13명은 의식불명등 중상과 후유증 가능성이 있어서 방화의 무서움을 보여준다.
사진은 광주 북구의 한 모텔거리. 모텔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와이파이랑 비데 설치하는 등 새롭게 단장했다는데
안전설비는 뒷전이었나보다.
블로거는 모텔의 스프링클러가 고장으로 작동을 안해서 사상자가 난 줄 알았다.
그것은 블로거의 착각이었을 뿐...
모텔은 3급 특정 소방대상물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할 의무가 없다.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모텔은 11층 이상의 건물에 한정되어 있다.
층수가 11층 이상인 건축물로서 여관 또는 호텔의 용도로 사용되는 층이 있는 것은 전층
그러니까 개인이 하는 몇층짜리 작은 모텔은 아래층에서 불나면 여지없이 화재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11층 넘는 대형 모텔 본 적 있나?
한국에서는 호텔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이다.
하지만 막상 화재가 발생하면 사람에 의해 작동하지 않는 곳도 있어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올해 1월 천안시의 라마다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직원 김씨가 유일한 사망자였다.
사고 직후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되어 조사가 이루어졌다.
호텔직원 김씨가 화재경보를 오류로 인식하고 스프링클러 밸브를 정지시켰다고 한다.
평상시 화재경보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하여 진짜 화재가 발생했는데도
아 또 오류야 하면서 꺼버린 듯하다.
그러다 불길이 거세지자 책임감을 느끼고
끝까지 진압해보려다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경보가 뜨면 바로 끌 것이 아니라 모든 층을 점검부터 해야하지만
알다시피 스프링클러가 동작하면 온 사방이 물 천지가 되므로
내외장재, 가구와 침구들이 모두 못 쓰게 되고 있던 손님들도 다 내보내야하고
들어올 손님도 못 받게 된다.
호텔 사장이 물 천지가 되도록 방치한 직원을 좋아할 리가 없다.
이처럼 참 딱하지만 사람의 실수로 인해 화재가 커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두면 되겠다.
이 화재는 평소 화재 경보기를 적절하게 운영,보수하도록 지시하지 않은 경영자의 책임이 크다.
모든 일에 원칙이 있고 상황에 따라 변화시켜야 하며
최소한 지킬 것과 우선순위가 있다.
심심하면 나오는 안전불감증 문제.. 지겹다.
작년에 발생한 노인요양병원 화재. 50명 이상이 사망한 대형사고였다.
이 사회는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모르는 것 하나씩 알게 된다.
모르고 이용하다가는 그냥 당하는거다.
인재는 막을 수 없는가
물론 제일 나쁜 놈은 방화범이지만 베게에 라이터로 불질렀다고
이 정도로 큰 사건이 터지느냐..하면 원인을 다른데서도 봐야한다.
딱 2년전 발생한 2017년 12월 21일 충북 제천의 '노블 휘트니스&스파' 화재사건도
기억이 생생하다. 많은 사람들이 대피하지도 못하고 안에 갇혀 유독가스에 숨졌다.
유독가스의 원인은 싸구려 단열 외장재 때문이었다.
사진을 잘 보면 새까맣게 탄 벽에 동그란 점들이 보인다.
업계용어로 떡가베라고 하는데 외장재를 벽에다가 척하고 붙이는 접착제다.
접착제만 남고 외단열재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너무 불에 잘 타서.. 소방관들이 손을 쓰기도 전에 사상자가 발생한다.
이런 대중이용시설은 싼 요금을 내세워 제대로 된 관리나 안전시설, 소방시설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비상구에다 잡다한 물건들을 쌓아두는 일도 빈번하다. 공간이 부족하고 둬야 할 물건은 많으니까 이런 공간까지 희생된다.
내가 굳이 이런 시설에 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허름하게 생긴 시설이라고 다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시설들이 정말 적절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위험상황이 닥쳤을 때 정말 안전한지
이용하는 손님은 알 길이 없다. 그런 거 별로 알고 싶지도 않고 그럴 시간도 없다.
적당한 값에 납득이 가는 서비스를 제공받고 싶은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그럴싸하게 만들어놓은 시설은 다 안전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이런 시설을 이용하려 오는 여유가 있는 사람들 눈에도 만족스러울 만한
시설과 서비스를 갖춘다.
대중시설을 이용할 때 유의사항
1.새로운 곳에 가면 탈출로를 확보해 둔다. 5개월된 고양이도 항상 탈출로를 의식한다.
2.건물이 낡은 곳일 수록 비용과 수익에 집중하고 안전에는 둔감해진다. 운영 초기에는 사업을 키워가야 하기에 사소한 문제에도 열심히 대처하지만 닳을대로 닳은 곳은 손익분기점에서 겨우겨우 맞춰나가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3.건물 바깥에서 당신이 건물 안으로 얼마나 깊숙히 들어가는지 의식해야 한다.
클럽이나 술집, 고시원같은 곳이 입구는 좁고 미로같이 복잡한 통로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특히 조심해야 한다. 잘못하면 비상구도 못찾고 갇힐 수도 있다.
4.출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호실을 선호하는게 안전상 유리하다. 통로에 불이 붙으면 막혀서 못 나가게 될 수 있다.
5. 탈출로에 불이 붙었다면 주변에 수도가 있다면 머리와 옷에 물을 뒤집어쓰고 달려나가는 방법도 있다. 단 출구가 보이고 불길이 짧은 거리에만 있을 때..
안전문제에 있어서 결국 사람목숨은 돈
사람의 목숨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해본다.
블로거의 여생이 앞으로 몇년일지 며칠일지는 모르지만,
돈을 1000억을 주는 100조를 주든 아무리 많이 줘도 당장 죽을 수는 없지 않겠나.
나의 생명이 끝나면 내가 존재하는 우주도 같이 끝나는 것이다.
하지만 안전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목숨은 항상 비용문제와 직결된다.
대부분의 사망사고는 비용에서 발생한다. 그리고 사건을 통해 더 큰 비용이 발생한다.
안전요원이 잠깐 한눈 팔아서, 먹고살다보니 쉬지 않고 운전하게 되어서,
떨어지는 이득이 작아 뺄 거 빼먹어서, 써야할 재료나 부품을 쓰지 않아서
이런 이유들로 많은 사람 목숨이 죽어가고 있다.
자기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면서까지 남을 구하는
소위 영웅이라는 존재에 기댈 수 밖에 없는걸까?
그러기엔 우리 주변에는 너무나 많은 위험과 부주의가 도사리고 있다.